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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소년사건변호사 [뉴스 깊이보기] 이란 ‘최악 유혈사태’에 숨겨진 키워드 셋···은행 파산·가뭄·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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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가불이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회   작성일Date 26-01-19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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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소년사건변호사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그랜드 바자르(전통시장) 상인들이 가게 문을 닫고 거리에 나설 때만 해도 이 시위가 1979년 이란 이슬람 공화국 수립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될 시위로 번질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이란 리알화 폭락과 물가 급등으로 촉발된 시위는 이란 전역과 전 계층으로 빠르게 확산해 이슬람공화국 체제 자체를 거부하는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거리에 울려 퍼졌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치명적 타격을 입은 이란 정부는 처음엔 시위대를 관망했다. 1인당 7달러(약 1만원)를 제공하겠다는 유화책을 내놓으며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힘썼다. 하지만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며 정부의 무능에 분노한 이란 국민을 달랠 수는 없었다. 중산층·빈곤층·학생 등이 광범위하게 거리로 나서며 시위가 거세게 확산하자 이란 정권은 체제 수호를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지난 8일부터 시위대를 향해 실탄과 기관총 등을 발포하며 30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왔다. 2022년 히잡 착용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수개월간 5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견줄 때, 단기간에 6배가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이번 반정부 시위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정부의 강경 대응은 역설적으로 이란 정권이 최악의 위기에 처해 있음을 방증한다. 이란 정권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미국의 공격에 무력한 모습을 보이며 자국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고, 이후 이란 화폐가치는 급락하고 식료품 가격은 70% 넘게 상승했다. 이라크에서 오던 달러 유입도 미국의 제재로 차단됐고, 석유 판매로 인한 수입도 크게 줄었다. 해외에 있는 외환보유고 역시 제재로 인해 접근이 차단됐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말 발생했던 부실 은행 파산이 경제난에 기름을 부었다. 또 역사상 최악의 가뭄 사태와 이에 대한 정권의 무능한 대응은 이란 국민들의 분노를 부추겼다.
    이란 반정부 시위를 둘러싼 숨겨진 이야기를 살펴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아얀데 은행의 파산이 이란 경제 붕괴를 가속화해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정권 측근들이 운영하며 50억달러(약 7조3565억원)에 가까운 부실 대출 손실을 떠안은 아얀데 은행이 지난해 말 파산하면서 이란 정부는 이 은행을 국영은행으로 통합하고 화폐를 대량으로 발행해 적자를 덮으려 했다.
    WSJ는 아엔데 은행의 파산이 이번 시위를 촉박한 이란의 경제 붕괴를 가속화했다고 지적했다. 수년간의 제재, 부실 대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화폐 발행에 의존해 온 이란 금융 시스템이 지급 불능과 유동성 부족 상태에 빠졌음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란의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얀데 은행은 이란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 출신인 사업가 알리 안사리가 2013년 설립했다. 아얀데 은행은 이란 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수백만명으로부터 예금을 유치했고, 이란 중앙은행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차입했다. 중앙은행은 은행 파산을 막기 위해 통화를 발행해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 아얀데 은행은 막대한 부실채권을 안고 있었고, 결국 은행 파산으로 이어졌다.
    아얀데 은행의 최대 투자처는 2018년 문을 연 이란몰(Iran Mall)이었는데, 이란의 어려운 경제적 상황과 대비되는 호화롭고 과시적인 프로젝트였다. 영화관과 수영장, 스포츠단지, 자동차 전시장, 16세기 페르시아 제국 궁전을 본뜬 거울의 전당까지 갖추고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중동·중앙아시아 부국장을 역임한 아드난 마자레이는 “아얀데 은행은 막강한 인맥을 가진 부패한 은행이었으며, 이는 은행 자체가 권력층의 부를 축적하는 통로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은행 파산이 “이스라엘 공격 이후 정권의 정당성 상실이 극에 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영국은 안사리에 대해 “이란 혁명수비대의 자금 조달을 도운 부패한 이란 은행가이자 사업가”라고 규정하며 제재했다.
    지난해 말 이란 정부는 아얀데 은행의 부채를 떠안고 최대 국영은행인 멜리 은행과의 합병을 강제했다. 이란 정부는 아옌데 은행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한편으로는 국민에 대한 지원을 줄였다. 지난달 말 정부는 수입품에 대한 우대 환율 폐지, 빵 보조금 일부 철폐, 수입 휘발유의 시장 가격 판매 등을 실시했다.
    경제 싱크탱크 보르스앤드바자르재단의 최고경영자 에스판디야르 바트만겔리는 “이는 부패나 불공정 행위의 또 다른 사례”라며 “이란 국민에게 시스템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소수의 엘리트에게 유리하게 조작됐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6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불리는 물 부족 사태도 이란 시위를 촉발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가디언은 “물 부족으로 인한 근본적인 불안감은 이슬람공화국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격변의 중요한 배경이었지만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이란 강수량은 평년 대비 81% 감소했으며, 테헤란에 물을 공급하는 5개 주요 댐의 평균 저수량은 10%로 떨어졌다. 지난해 5월부터 이란에서는 “물, 전기, 생명”을 외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테헤란에 단수가 시작되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비가 오지 않으면 테헤란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며 수도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가뭄의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지목되지만, 이를 방치하고 해결책을 찾지 못한 정권의 잘못도 크다. 이슬람혁명 이전 샤 왕조 통치 시절부터 농업 생산량 증대를 위해 댐을 무작위로 건설했다. 댐을 감당할 수 없는 작은 강에도 대형 댐을 건설했고, 장기적인 물 손실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됐다. 1979년 이슬람공화국이 들어선 후, 당국은 주로 지하수 펌프 사용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물을 확보했으며, 지속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이란에 100만대 이상의 지하수 펌프가 설치됐으며, 지하수 자원은 거의 고갈됐다.
    인플레이션으로 생필품값이 치솟으면서 생수를 살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사람만이 물을 사용할 수 있어 물 자체가 ‘특권’이 됐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란 정권은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자 지난 8일 유혈 진압에 나서며 이란 전역의 인터넷을 전면 차단했다. 이 때문에 이란 정부의 폭력 진압과 사망자 수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통해 시위대의 모습과 이란 당국의 잔혹한 학살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퍼졌다. 이는 이란 정권의 살상을 외부에 알리고 국제 여론을 환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활동가·개발자·엔지니어로 이뤄진 ‘오합지졸 네트워크’가 이란의 인터넷 차단을 뚫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몰래 반입한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시스템을 이용해 온라인에 접속, 거리에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군인들의 모습과 시신을 찾는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퍼뜨렸다.
    이란 정권은 2022년 히잡 반대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인터넷을 차단한 바 있다. 이후 활동가와 시민단체들은 스타링크 단말기를 이란에 몰래 반입하는 작업을 벌였다. 현재 이란에는 약 5만대의 스타링크 단말기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디지털권리단체 ASL19의 페레이둔 바샤르 사무총장은 “여러 단체가 수년간 계획하고 협력한 결과 이같은 인프라가 구축됐다”고 말했다.
    NYT는 스타링크가 지상 검열 인프라를 우회해 이란에서 시위대가 조직되고 외부와 소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머스크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위성 시스템의 이란 밀반입에 관여한 망명 활동가 아마드 아마디안은 “스타링크는 생명줄과 같다”고 말했다.
    10년 전 베스트셀러 <자존감 수업>으로 대한민국에 자존감 열풍을 불러일으킨 윤홍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10년 후, 여전히 사회에 만연한 아픔을 진단하기 위해 나섰다.
    JTBC <이혼숙려캠프>의 자문 의사, 팔로어 8만명 이상을 가진 심리툰 작가 등으로 활동하며 대중과 교감해온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에게 경향신문 독자를 향한 새해 마음 덕담을 청했다.
    ·연결이 우리를 든든하게 합니다
    윤홍균 | 윤홍균정신건강의학과 원장·윤홍균마음건강연구소 소장
    올해, ‘연결’이라는 단어를 가만히 떠올려봅니다. 저는 매년 1월이면 활기차게 시작했다가도, 연말이면 못한 일만 떠올리며 허탈해하곤 했습니다. ‘결심하면 뭐 해, 어차피 안 될 텐데’ 하는 무력감이 새해의 설렘마저 앗아갔죠. 하지만 계획마저 없으니 문제는 더 복잡해졌습니다. 성취를 해도 기쁘지 않았고, 실패를 해도 이유를 알 수 없었으니까요. “목적지 없는 배에는 순풍도 없다”는 몽테뉴의 말처럼, 글쓰기도 갈피를 잃고 방황했습니다. 올해는 좀 다릅니다. 지난해 찾은 ‘동료’들 덕분입니다. 같은 길을 걷는 정신과 의사들과 모여 밥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마음을 나누니, 스트레스는 풀리고 의욕도 생겼습니다. 자연스럽게 함께 글도 쓰기 시작했고, 올해는 책까지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인류는 생존의 위협에 사람 사이 ‘연결’로 대응하며 진화했습니다. 맹수와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이 살아남은 비결은 마주 보며 표정을 살피고 살을 맞대고 소통하며 집단의 힘을 키운 덕분입니다. 이것이 인류학자 로빈 던바가 강조한 ‘사회적 뇌’ 개념입니다. 디지털 문명이 극도로 발전하고 SNS의 ‘좋아요’ 숫자가 늘어가도 현대인이 여전히 외롭고 불안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재하는 소속감과 연대감이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의 뇌는 이를 생존의 위협으로 여깁니다.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도심을 달리는 ‘러닝 크루’의 유행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개인화된 세상에 익숙한 이들이 왜 굳이 오프라인으로 나와 함께 숨 가쁘게 달릴까요? 저는 이것이 ‘사회적 뇌’의 본능적인 외침이라고 봅니다. 화면 속 숫자가 아닌, 곁에서 들리는 거친 숨소리와 보폭을 맞추는 ‘연결’만이 뇌의 불안을 잠재우고 진정한 안도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낀다면 불안은 사라지고 충만함이 차차 마음을 든든하게 채우게 될 겁니다. 지치거나 일이 풀리지 않는다면 ‘연결’을 생각해보세요. 새해 분위기가 사라지기 전에 신년 메시지부터 보내보는 거 어떠세요?
    ·작심삼일 어때서요? 자책 마세요
    박진성 | 여수 삼성숲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전지적 의사 시점>으로 네이버 지상최대공모전 우수상 수상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리고 2주가 지났습니다. 저는 올해 하루에 단 500자라도 꾸준히 글을 쓰자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올해도 쉽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야심 차게 장만한 쓰기 공책은 2쪽에서 멈춰 있고, 이 원고도 마감 전날 밤늦게까지 붙들고 있다가 간신히 보냈음을 고백합니다.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이 저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일과 공부에 집중할 수 없고 일을 미루며 실수를 반복한다고 병원을 찾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의지 부족으로 자신을 탓하기도 하고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검사를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스레 묻기도 합니다. 그런데 차근히 면담해보면 누적된 과로와 번아웃으로 지쳐 있는 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미 짊어진 짐이 무거운데 새해 결심이라는 새로운 무게가 더해진 것이지요. 매년 발표되는 새해 소망 설문조사를 보면 놀랍도록 내용이 비슷합니다. 작년에 이루지 못했던 ‘원대한 목표’들이 고스란히 이월된 것이겠지요. 새해에는 작심삼일 했다며 자신을 탓하기보다 그저 행복한 ‘오늘’이 있었으면 합니다. 1월17일 토요일 밤을 즐겁게 보낼 반짝반짝한 계획이 독자님들의 마음속에 떠오르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행운’말고 일상의 ‘행복’ 찾으세요
    하주원 | 서울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출간
    새해가 되면 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시라 서로에게 덕담합니다. 그러나 다 이루어지는 해는 없었습니다. 도박, 주식, 코인으로 큰 성공을 꿈꾸기도 하지만 인생에서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지요. 도박, 투자 중독자 중에는 처음에 크게 따는 행운을 겪었기 때문에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당시에는 행운인 줄 알았는데, 비극의 시작이었던 것입니다. 반대로 당장의 불운이 우리 삶의 새로운 교훈과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첫 느낌과 달리 겪어보니 좋은 사람도 있고, 마음에 안 드는 회사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예도 있습니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두렵고, 불행해져도 괜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드문 행운을 목 빠지게 기다리며 살 수는 없습니다. 좋은 일이 있을 때 잘 살기는 누구에게나 쉽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잘 이겨내는 것이 진짜 강한 사람입니다. 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보다 일어난 일을 어떻게 대하느냐, 그 태도가 어쩌면 더 중요합니다. 바라던 길로 가지 못하더라도, 그 길 위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뜻밖에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행복을 찾는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후회스런 오늘도 그리움이 됩니다
    이두형 | 이두형정신건강의학과 원장·두마음연구소 대표,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출간
    10년 전에는 어떤 장면 속에 계셨나요. 저는 한참 사회생활의 쓴맛을 보며 자기혐오에 빠져 있었습니다. 일이나 관계가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자신의 무능을 절감하고 미래를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니 그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실패한 일이나 놓친 관계 같은 것이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진탕 마신 술이 깨지 않아 아침 해변에 벌렁 누웠을 때 비쳐오던 어스름한 햇살, 카페에서 일하는 친구의 어깨너머로 배워 처음 내려 마신 커피의 맹맹함 같은 것이 떠오릅니다. 삶의 무게를 인정하고 차근히 살아낼 때 모을 수 있는 소중한 조각들입니다.
    살면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좋은 일이 있다고 하여 내가 다 잘해서가 아니고, 잘못된 일이 있다고 하여 다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과하거나 무리하거나 서툴렀던 것은 단지 때가 아니고 인연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아쉬움과 후회 가득한 한 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믿습니다. 당신이 살아낸 만큼 ‘당신의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그리고 후에 그리워할 무언가가 기억 속에 쌓였다는 것을. 저도 당신도 다시, 충분히 살아내는 2026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도파민 중독, 독서로 끊으세요
    박종석 | 서울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이혼숙려캠프> 자문의사 출연
    OTT, 유튜브 속 자극적인 콘텐츠의 유행을 보면서 사람들의 심각한 도파민 중독 상태를 느낍니다. 요약 영상도 모자라 쇼츠와 릴스를 찾는 이들에게 인내심과 깊은 숙고란 답답한 얘기일 뿐, 오직 뇌의 보상 중추인 측좌핵의 도파민을 자극할 수 있는 강렬한 유혹이 최우선순위가 된 지 오래입니다. 저는 2026년 마음 건강의 핵심 주제를 도파민 중독과 포모 증후군, 성인 ADHD로 꼽습니다. 세계에서 인터넷이 가장 빠른 나라, 타인의 욕망을 좇느라 숨이 차 나를 잃어버리는 도시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남과 나를 비교하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존감을 잃어버립니다. 마음을 채울 것을 찾아 짧은 쾌감에 몰두하고, 자연히 집중력은 떨어집니다.
    이런 사회에서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자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마음속에 어떤 불안과 욕망, 두려움과 분노 등이 숨어 있는지 짚어보아야 합니다. 가장 쉽고 현명한 방법은 바로 독서입니다. 동서고금은 물론 인류 역사를 통틀어도 나 자신을 깨닫는 정답은 항상 독서였습니다. 도파민 중독 시대에 마음 건강에 대한 책이라니요. 하지만 새해에 한 번쯤 즐겨주십사 부탁드려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당신을 위해서요.
    ·더 바라기보다 ‘무탈’한 한 해를
    지민아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는 괜찮을 줄 알았어> 출간
    새해가 되면 우리는 익숙한 인사들을 건넵니다. 복 많이 받으라는 말, 건강하라는 말, 무탈하라는 말입니다. 요즘은 그중에서도 ‘무탈’이라는 말이 예전과는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흔히는 나쁜 일 없게 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지만, 이 인사에는 이미 지난 시간에 대한 고백이 함께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한 해를 지나는 동안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있었고, 잘해보려 애쓰다 뜻대로 되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을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넘겨야 했던 마음들도 있었겠지요. 돌아보면 아무 일도 없던 해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은, 그 시간을 나름의 방식으로 견뎌왔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일을 겪어온 뒤에는 무언가를 더 바라기보다 무사히 지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새해에도 우리는 서로에게 무탈하길 바란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 말속에 이미 충분히 애써오며 여기까지 왔다는 인정이 함께 담긴다면, 그 인사 하나로도 새해의 시작은 이미 충분해 보입니다.
    새해에는, 부디 무탈하세요.
    ·변화에 대한 공포, ‘나’를 알면 줄어요
    배승민 | 가천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주임교수, <내 아이가 보내는 SOS> 출간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일까요? 과학이 지구 너머 우주로 나아가는 시대,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시대, 과학과 이성이 인류 역사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시대이지만 그만큼 사이비 종교, 전쟁과 폭력의 아픔 역시 동전의 양면처럼 첨예하게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예측하지 못하는 것, 대비할 수 없는 것에 지나친 공포를 느낍니다. 공포와 불안은 마음 깊이 새겨지고, 그러다 보니 요즘은 정신질환에 대한 주관적인 자가진단이나 ‘너 때문에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갑론을박하는 갈등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삶은 날씨와도 같아서, 언제나 맑기를 바라지만 당연히 궂은날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갖추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과거와 현재의 자신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 아픈 마음들을 살펴온 여러 정신건강 전문가의 조언으로 마음 건강의 내일을 헤아려보는 일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올해는 몸과 마음의 체력을 키우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비난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궂은날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맑은 날’을 기대합니다.
    ·일상 리듬 통해 조금 더 ‘버텨내기’
    차승민 | 아몬드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출간
    2025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불경기라 힘들다는 이야기에, 전 세계적으로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한편 신기술의 등장으로 사회는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요. 이런 빠른 변화의 파고 속에서 개인들이 겪는 불안의 크기도 커져가는 듯합니다. 점쟁이는 아니지만 2026년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모두가 함께 불안 사회를 살아가는 것이지요.
    불안은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 때 더욱 커집니다.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고 상황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쌓이다 보면 포기하고 싶어지고 무기력해지기도 합니다. 무언가 꾸준히 해보겠다는 마음조차 들지 않고, 마음의 공허함을 짧은 호흡의 자극으로 채우는 일상이 반복됩니다.
    공허감과 중독. 이것이 어쩌면 2026년 우리 사회 마음 건강의 화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핵심은 균형과 조절입니다. 무너진 마음을 단번에 바꿀 수는 없지만, 어려운 하루를 조금 더 버텨낼 수 있도록 조절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일상 리듬을 회복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단단히 만들어가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2026년은 모두가 조금 더 잘 버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중증 정신질환자 지원 탄탄한 사회로
    장광호 | 인스타그램 심리툰 ‘팔호광장(@palhosquare)’ 연재, <알고 싶니 마음, 심리툰> 출간
    중증 정신질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폐쇄병동이 있는 병원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몇분의 환자를 잃은 적이 있습니다. 환자분이 돌아가셨던 무렵의 날씨가 되면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병원 밖을 하염없이 서성이던 날이 어김없이 떠오릅니다. 환자의 사망은 의사가 겪는 숙명 같은 것이겠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중에 자살이나 정신증적 증상으로 인한 사고로 돌아가시는 분을 경험하면 유독 여러 순간이 후회로 남습니다.
    특히 제도적인 문제나 병상 부족 등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어떤 방법으로도 적극적인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분이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돌아가시게 되면 그 참담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를 생업을 포기해가면서 돌봐야만 하는 가족들의 하소연과 절규도 현장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괴로움입니다. 자살률이 높을수록 자살 고위험군인 자살 유족과 지인이 더 많아집니다.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신속한 중증정신응급 대응을 위해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폐쇄병동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새해에는 현장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정책들이 좀 더 입안되고 시행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윤홍균 원장과 ‘글 쓰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글정회)’ 소속 여덟 명의 의사가 의기투합해 우울, 분노, 무기력, 스몰 트라우마, 관계 갈등으로 마음고생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마음 예보>(흐름출판)를 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가 이란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와 최근 비밀 회동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팔레비는 이란 반정부 세력의 지도자를 자처하는 인물로, 트럼프 정부가 반정부 시위에 따른 이란 신정체제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전 작업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13일(현지시간) 윗코프 특사가 지난 주말 팔레비와 비밀리에 만나 이란에서 격화하는 시위에 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달 28일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후 트럼프 정부가 이란 반정부 세력과 가진 첫 고위급 회담이다.
    팔레비는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무너진 팔레비 왕조 마지막 국왕의 장남으로 왕정 붕괴 후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그는 남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신정체제를 고발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근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후에는 SNS와 언론 활동을 늘리며 시위를 장려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을 촉구해왔다.
    액시오스는 팔레비가 윗코프 특사를 만난 것에 대해 ‘과도기 지지자’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는 팔레비의 행보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팔레비는 지난 11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가능한 한 빨리 이란으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며 신정체제 붕괴 후 과도기를 이끄는 역할을 맡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발발 직후엔 팔레비를 중요한 인물로 여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9일까지만 해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좋은 사람 같아 보이긴 한다”면서도 “(팔레비와 만나는 것은) 적절한지 모르겠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시위대가 팔레비 이름을 외치는 것에 트럼프 정부가 놀랐다”고 한 당국자는 전했다. 폭스뉴스는 윗코프 특사의 이번 회동을 트럼프 정부가 보여온 태도의 중대한 변화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란 시위 현장에선 팔레비 사진과 이슬람 혁명 이전에 사용했던 왕정 국기, “샤(국왕) 만세” 등 팔레비를 지지하는 구호들이 등장했다. 일각에선 팔레비가 반정부 세력을 이끌 만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한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 이란 분석가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가진 기성세대, 구원자를 바라는 젊은 층, 현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면 누구든 기꺼이 지지하려는 불만 세력까지 팔레비의 지지층이 매우 넓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란 내 인터넷 통신이 차단된 데다, 권위주의와 부패로 얼룩진 왕정의 과거를 토대로 팔레비를 비판하는 이들도 상당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이란 내 팔레비의 지지 기반이 어느 수준일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팔레비를 둘러싼 트럼프 정부 내 논의도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국장은 “팔레비는 인지도가 높고 (시민들이) 의지할 만한 마땅한 다른 인물이 없다”면서도 “그는 정치 경력이 전혀 없고 포용적인 야권 조직을 구축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독립적이고 신뢰할 만한 여론조사 자료가 없으며 왕정 시대 어두운 기억은 여전히 이란에 깊게 남아 있다고도 지적했다. 여러 전문가는 격화한 시위에 이란 정권이 큰 압박을 받고 있지만 당장 붕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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