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신소 경향신문 독자위원회 2월 정기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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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독자위원회의 마지막 정기회의인 이날 회의에는 정연우 위원장(세명대 명예교수)을 비롯해 최정묵(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소장), 김소리(법률사무소 물결 변호사), 오용석(녹색전환연구소 기후시민팀장), 정은숙(도서출판 마음산책 대표), 김예희(다인세무회계 회계사), 김용(한국교원대 종합교육연구원장) 위원이 참석했다. 정연우 위원장, 김소리 변호사, 정은숙 대표는 이날로 2년간 활동을 마무리했다.
김예희 = ‘고금리 논란 쿠팡 판매자 대출…출시 반년 만에 182억원 달해’(1월11일자)는 쿠팡파이낸셜이 입점업체에 고금리 대출을 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고금리 대출을 하더라도 법적 한도 내에서 했으면 문제가 없을 텐데 왜 문제가 됐나 하고 보니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분이 있었다. 이를 독자들이 판단하기 위한 추가적인 내용들, 예를 들어 대출을 이용한 사람들의 신용등급, 담보물의 적정성 여부 등이 있었다면 도움이 됐을 것 같다. 또 쿠팡의 입장이 담겼더라면 더 균형 잡힌 기사가 됐을 것이다. 금융당국의 현장검증이 끝나면 우월적 지위 남용에 대해 어떤 판단이 나올지, 후속기사 내용이 궁금하다. 네이버파이낸스, 스타벅스 현금충전 등 전통적인 금융부문이 아닌 곳에서 금융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들을 좀 집중해서 다뤄줬으면 한다. ‘500대 기업, 지난해 자사주 소각 21조원 육박’(1월21일자)은 자사주 소각의 의미를 모르는 상태에서 기사를 읽으면 좀 어렵다. 심지어 자사주가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텐데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 관련기사나 설명이 지면 혹은 온라인에서 링크 형식으로 제공된다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온라인 기사는 링크 배치가 잘돼 있으면 신문을 읽으면서 경제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자사주 의무 소각이 가져올 변화’(1월28일자)는 경제평론가 윤지호씨의 칼럼이다. 이 칼럼은 주주환원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에 긍정적 입장이다. 칼럼의 경우 필자들의 프로필이 같이 공개됐으면 좋겠다. 필자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성향인지를 감안하고 칼럼을 읽을 수 있어 사안을 균형 있게 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김용 = 최근 학교 현안 3가지가 있다. ① 학교폭력법 적용 ② 정서적 아동학대와 생활지도 ③ 현장체험 거부 등이다. 1월 경향신문에서 3개 이슈를 하나씩 다뤘다. 조희연 교육감이 기고한 ‘학교폭력이라는 거울, 우리 사회의 위기’(1월23일자)는 학교폭력법이 시행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가 잘 서술돼 있다. 이 글에 등장하는 사례 말고도 학교폭력법 적용과 관련해 여러 불합리한 문제가 많은데, 후속취재를 통해 문제제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설 ‘현장학습 중 학생 사고, 교사 책임기준 정립해야’(1월28일자)는 속초 사건 이후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을 잘 전달해줬다. 계속해서 꾸준히 지켜봐달라. 신년기획 ‘마가와 굴기 넘어’ 2회 ‘외국서 경험 쌓고 싶어…이공계 전공자 60% 해외 취업 고민’(1월7일자)은 국내 이공계 전공자 42명을 직접 설문조사하고 인터뷰한 독특한 기사다. AI 인재를 양성하자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많이 양성해도 국내에 남지 않고 상당수가 해외로 나가는 게 현실이다. 어떤 이유에서 인재들이 외국으로 가고 싶어 하는지를 학생들의 시각에서 잘 다뤘다. 다만 교수나 기업연구소를 대상으로 취재하면 다른 시각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후속취재가 있으면 좋겠다. ‘[단독] 412개 고교, 학점제 준비에 사교육 업체 불렀다…들어간 예산만 17억원’(1월16일자) 기사는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여러 문제가 있는데, 그중 하나를 잘 전달했다고 본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다른 문제들도 드러날 것 같은데 관련 사안을 잘 추적해주십사 부탁드린다.
■주요 현안
이공계 전공자 42명 설문·인터뷰인재 해외 유출 색다르게 조명해논란 많은 ‘원전 2기 증설’ 정책‘산업 분산 전략 부재’ 잘 짚어
■신년기획
‘마가와 굴기 넘어’ 아주 좋은 테마기획 의도 설명도 맥락을 잘 짚어공을 많이 들인 ‘북한군 파병 1년’온라인 독자 위한 아카이빙 중요
■독자위를 떠나며…
김소리 “동물 이슈에 많은 관심을”정연우 “가독성 향상 노력 인상적”정은숙 “좋은 칼럼 많아 유익했다”
김소리 = ‘광주에 푸바오 후배 올까…정부, 우치동물원에 판다 사육 환경 문의’(1월7일자)는 판다를 국내에 들여오는 데 대해 긍정적이다. 하지만 동물복지 차원에서는 장거리 여행을 통해 희귀동물 서식지를 강제로 바꾸는 데 문제가 많다고 본다. ‘인간 외교에 재주는 판다가?…‘제2 푸바오’ 대여 논의에 동물단체 “관행 끝내야”’(1월17일자)라는 후속기사도 동물복지 관점을 중점적으로 다루진 않았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정도다. ‘일본은 ‘제로판다’·독일엔 2마리 더…중 판다 외교에서도 온도차’(1월22일자)에서도 동물의 관점은 별로 없었다. 판다를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30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는데, 곰 사육이 불법화돼 더 이상 사육할 수 없는 곰들을 위한 민간보호시설에는 예산이 14억원밖에 편성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경향신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이 사안을 많이 다루지 않아 아쉽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보기에 귀여운 동물에만 편중적인 관심이 가는 것도 문제다. 귀여운 동물에 대한 사랑이 커지는 만큼 그렇지 않은 동물에 대해서는 혐오가 커진다. 동물뿐 아니라 약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경향신문이 꾸준히 동물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위근우의 리플레이 ‘엄마와 함께하는 <합숙 맞선>,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 뒤에 숨은 한심한 냉소주의’(1월31일자)는 결혼과 관련해 더 나은 것을 상상하지 못하는 냉소주의가 위험하다는 내용인데 재미있게 읽었다. 요즘 특이한 연애프로그램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교제폭력이 늘어나면서 친밀한 관계에서의 평등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 좋은 관계 모델을 찾아 보도해주면 어떨까 생각한다.
오용석 = 신규 원전 2기를 건설하기로 결정하는 데 근거로 쓰인 설문조사가 논란이 많이 됐다. 사설 ‘국민 70% 지지한 추가 원전, 안전폐기물 답도 찾아야’(1월22일자)는 속보로 정부 측 주장을 담은 기사가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상황에서 사설을 통해 원전 건설의 안전, 폐기물 문제를 함께 짚어준 점이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용인에 올인한 대한민국…‘전기·물 없는 반도체 산단’ 해법을 찾아라’(1월12일자), ‘AI 시대, 수도권에 인프라 다 모을 수 없어…반도체 ‘분산’이 해법’(1월14일자) 등도 전기와 물 부족 등이 일시적 갈등이 아니며 국가 차원의 산업 분산 전략 부재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진단한 점이 인상 깊었다. 구체적 데이터로 계속 경고하고 심층적으로 다뤄주기를 바란다. 정동칼럼 ‘전력식민지, 폐기물식민지’(1월20일자)는 원전과 대규모 산업단지를 떠받치는 송전망과 폐기물 시설이 어떤 지역에 어떤 방식으로 떠넘겨지는지 잘 짚은 의미 있는 칼럼이었다. 보상금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접근에서 벗어나 발생지 처리 원칙과 에너지 분산,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인상 깊었다.
정은숙 = 1월27일 직설 ‘이혜훈 논란이 남긴 질문’은 이혜훈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 갖고 있던 개인적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칼럼이었다. 평범한 독자 입장에서 이 후보자는 자기 직업으로도 충분히 사회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넉넉한데, 왜 그런 불법·편법 논란이 될 만한 행위를 했는지 도저히 납득이 안 됐었다. ‘민족시인 이상화 생가 터조차 재개발에 빼앗기나’(1월27일자)는 시인 이상화 생가 터를 시민자산으로 되살리자는 내용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당연히 보존해야 하는 대상으로 선정한 곳이지만 현재 대구시와 대구 중구가 개발하려 하는 상황이다. 이 기사는 개발과 보존의 균형이라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는데, 보도를 통해 계속 환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자폭? 별수가 없지 않나…막다른 골목의 선택’(1월29일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군 파병 1년’ 신년기획으로 5회에 걸쳐 연재하겠다고 공표한 기사 중 하나다. 5회치 기사를 한꺼번에 보려면 온라인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잘 안 묶여 있는 것 같다. 신년기획처럼 공을 많이 들인 기사는 나중에라도 찾아볼 수 있어 아카이빙이 굉장히 중요하다. 독자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잘 관리해줬으면 한다.
정연우 = ‘이제 통합을 논하자’(1월8일자)는 중앙일보와 함께한 공동기획이었다. 통합은 한국 사회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아이템 자체는 의미 있다고 본다. 다만 조사 이후 해석과 문제의식, 해법을 두 언론이 함께 논의하는 지면까지 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1월8일자 여적 ‘전장연 시위 멈추게 한 정치’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왜 거칠고 과격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지, 그러지 않으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현실을 잘 짚었다. 귀 기울이지 않는 사회에서 약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인지 공감하게 만드는 칼럼이었다. 신년기획 ‘마가와 굴기 넘어’는 새해에 해볼 만한 굉장히 좋은 아이템이었다. 그동안 이런 시리즈를 하면서 왜 이 기획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왜 미·중 갈등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지 맥락을 잘 설명해줬다. ‘코스피 앞자리 5 찍었다’(1월23일자)에선 코스피 5000은 의미 있는 사건이지만 환호에 그치지 말고 자산 격차 심화, 상대적 박탈감, 노동을 경시하게 되는 사회 분위기 같은 구조적 문제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태릉CC 개발은 내로남불?…서울시장 잠룡 SNS 설전’(2월2일자)은 태릉CC와 세운상가는 맥락이 다른 사안인데 ‘내로남불’ 프레임으로 묶은 건 아쉽다. 실제로는 세계유산 영향평가를 받느냐 여부 등 조건이 전혀 다른데, 정치적 설전처럼 보이게 만든 측면이 있다. ‘혈당 쫙 낮추려다 물가 쑥 오르겠네’(1월28일자)는 설탕세가 물가만 올릴 거라는 비판에 집중돼 있다. 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했는지, 해외에서는 왜 도입했는지, 건강·의료비 절감 효과는 어떤지 등 맥락은 거의 빠져 있어 균형이 아쉬웠다.
최정묵 = ‘외교부 “북한군 포로, 한국행 원하면 전원 수용” 입장 재확인’(1월21일자)은 감정적 찬반으로 흐르기 쉬운 사안을, 헌법적 지위(우리 국민), 국제법(제네바 협약), ICRC 주석서, 불송환 원칙 등으로 차분히 정리해준 점이 매우 유익했다. 독자가 ‘원칙-근거-현실’ 순서로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원칙은 수용이라고 했을 때 뒤따르는 현실의 난제(신원확인·보호프로그램·국내 여론·북측 반발·제3국 조정)가 클 수 있다. 시나리오(포로 교환·종전 협상 연계·제3국 경유 등)를 2~3가지로 묶어주면, 독자 이해를 돕고 함께 만들어가는 기사처럼 느껴졌을 것 같다. ‘[속보] 이 대통령 “부동산 팽창은 거품 키워”…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 재확인’(1월27일자)은 부동산 이슈를 ‘민감-인기-관심’ 정책이 아니라 자원배분 왜곡의 문제로 위치시킨 문장을 정확히 잡아 기사 핵심을 분명히 했다. 속보에서 자주 사라지는 ‘정책의 문제의식’을 살린 점은 높이 평가한다. 다만 속보 형식의 한계는 이해하지만, 독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정책 효과(거래량·세수·전월세·실수요자 부담)와 보완책(공급·금융·임대차)에 대한 최소한의 ‘다음 질문’이 붙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이럴 땐 AI를 사용해 사실검증을 하고, 보도에 속도를 내면 어떨까 싶다. 특히 속보 상황에서 매뉴얼을 가지고, AI를 사용하자는 논의를 해보면 좋겠다.
김소리 = 동물권에 덧붙이면, 한겨레신문은 동물 전문 기자가 있고 한국일보는 동물만 다루는 별도 섹션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향신문도 동물 이슈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소수자와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라는 전제를 지구 생명체 전체로 넓혀보면, 동물들이야말로 가장 소수자이자 약자라고 생각한다. 동물들의 이야기와 목소리에도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정은숙 = 경향신문은 늘 칼럼이 좋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 칼럼과 인터뷰를 항상 주의 깊게 봤고, 많이 배우고 감동도 받았다. 앞으로도 좋은 칼럼과 인터뷰,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1면 편집을 계속 기대하겠다. 그동안 감사했다.
정연우 = 언론학자로서 그동안 바깥에서만 경향신문을 봐왔는데, 현장에 와서 보니 기사와 기획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다른 주요 매체들과 비교해도 가독성과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핵심을 잘 짚으면서도 진보적 의제를 놓치지 않고, 독자들에게 경직되지 않게 전달하려는 편집 방향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2년 동안 활동하면서 큰 기쁨과 보람을 느꼈고, 감사드린다.
대법관을 증원하고 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허용하는 법안이 11일 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가결됐다.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가결됐다. 헌법재판소에 법원 확정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허용하는 재판소원 도입 법안(헌재법 개정안)도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 문턱을 넘었다.
대법관 증원과 재판소원 도입은 법왜곡죄 신설과 함께 민주당이 추진해온 사법개혁 주요 입법이다. 국민의힘은 두 법안 처리에 반대했고 사법부도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3심 재판에 대한 불복으로 볼 수 있다며 사실상 4심제를 만들어 위헌이라는 비판도 있다.
민주당은 조만간 국회 본회의에서 사법개혁 법안 처리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왜곡죄·재판소원법·대법관 증원 등 법원조직법은 시간표대로 차질 없이, 타협 없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법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상태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법안 가결 직후 페이스북에 “결코 사법부는 국민 위에 설 수 없다”며 “국회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워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당 지도부의 시간”이라며 “개혁에는 물러섬이 없어야 한다”라고 적었다. 그는 “사법부도 국민주권 아래에 있다”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법의 문턱이 낮아지고 국민 기본권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법무부는 국민 인권 수호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 수출액이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넘어섰으나 수출액의 40% 가까이가 상위 10대 기업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중심을 비롯해 산업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한 것이다. 특히 반도체 등을 빼면 다른 제조업은 부진했다.
국가데이터처와 관세청이 10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8% 증가한 7094억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수출이 70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이 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전자 등 수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비중이 2.4%포인트 증가해 전체의 39%를 차지했다.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비중이다.
상위 100대 기업으로 넓혀봐도 대기업 쏠림은 심해졌다. 상위 100대 기업의 수출액 비중은 67.1%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늘었다.
100대 기업이 전체 수출액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는 2014년(67.4%) 이래 최대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 7094억달러 중 반도체 수출은 1734억달러로 약 24.4%에 달했다.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22% 늘었다. 반면 미국 관세 정책 여파로 자동차 수출은 주춤했다. 지난해 자동차·자전거 수출액은 515억달러로 1년 전보다 6.7% 감소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광제조업에서는 지난해 수출이 각각 5.1%씩 늘었지만, 중소기업이 많은 도소매업에서는 6.3% 줄었다. 제조업 중에서는 반도체 등 전기전자가 12.5%, 운송장비가 3.6% 증가했다. ‘K푸드 열풍’을 타고 라면을 비롯한 음식료품에서도 2.9% 늘었다.
반면 목재종이(-10.4%), 섬유의복(-8.8%), 석유화학(-9.0%), 금속제품(-0.9%)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3.4%), 중견기업(2.0%), 중소기업(7.2%)에서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수출액은 1898억달러로 1년 전보다 8.4% 늘어났다. 상위 10대 기업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4%로, 분기별 통계를 작성한 2015년 이래 역대 최대치다. 100대 기업은 69.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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