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좋아요 늘리기 범죄를 다룬 팟캐스트에 등장하는 사건들의 피해자는 주로 여성·어린이 등 약자였다. 그들의 끔직하게 훼손되고 망가진 신체를 팟캐스트는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미술은 이 고통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나?” 황수연은 생각했다.그는 종이가 찢어지거나 구멍이 날 때까지 흑연을 반복해서 칠했다. 흑연으로 뒤덮여 차갑고 단단한 금속성의 질감이 나는 종이를 날카로운 칼, 가위, 원형 톱날, 혹은 훼손된 신체의 파편을 나타내는 듯한 형상으로 잘라 겹겹히 쌓아올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은 고대의 삼엽충, 원주민의 가면, 종교적 도상을 연상시킨다. 서울 강남구 지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황수연의 ‘파스텔, 총알, 아름다운 손가락들’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이다.“피해자들을 위로하는 토템 정도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날카로운 도구 모양의 형상은 피해자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지닐 수 있는 무기를 상상하며 만들었어요. 또한 사체의 경직된 형태가 날카롭게 모여 무기가 되는 것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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