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아, 니는 꼭, 살아난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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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리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도영(22·KIA·사진)은 지난 7진 다시 쓰러졌다. 이번 시즌 3번째 햄스트링 부상이다. KIA는 남은 시즌 김도영을 더는 뛰지 않게 하기로 했다.
김도영은 지난 시즌 38홈런-40도루를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그 폭발적인 에너지를 다시 볼 수 없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햄스트링은 부상 재발 위험이 크다. 주루와 수비는 물론 타격 시 강한 힙턴 동작까지, 야수의 거의 모든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
김도영은 3월22일 개막전 베이스러닝 중 왼쪽 햄스트링, 5월27일 도루 중 오른쪽 햄스트링, 이번에는 3루 수비 중 다시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정확한 부위는 다 다르지만 어린 나이에 민감한 부위를 짧은 시간에 3번이나 다친 탓에 복귀 후 기량 유지가 쉽지 않으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야수 출신 해설위원 A씨는 심리적 타격도 우려했다. A씨는 “햄스트링 부상이 양쪽으로 다 왔기 때문에 선수 본인이 부상 당시 느낌을 기억할 수밖에 없다. 그 트라우마가 머릿속에 남으면 복귀 후 뛸 때도 위축되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복귀 후에는 뛰기보다 치는 데 집중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심스럽지만 수비 부담이 덜한 포지션으로 옮기는 것도 생각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관리, 재활을 오랫동안 지도해온 트레이닝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모 구단 트레이닝 코치 B씨는 “일단 재검진 결과부터 봐야 한다. 부종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MRI를 찍으면 결과를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2차례 부상과 비교하면 이번 부상이 비교적 덜 심각해 보이는 상황이라 재검진에서 생각보다 경미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활 과정에서 왼쪽과 오른쪽 모두 균형 잡힌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다친 부위만 의식하면 반대편 부위가 문제 될 수 있다. 김도영이 왼쪽, 오른쪽, 다시 왼쪽 햄스트링을 번갈아 다친 것도 그저 우연으로만 돌릴 수 없다. 복귀 후에는 구단의 면밀한 관리와 선수의 정확한 인지 또한 필요하다.
B씨는 “김도영 본인이 복귀 후 경기를 뛰면서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부상 위험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제 조건이 갖춰진다면 김도영은 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구단 트레이닝 코치 C씨는 “KIA 구단이 김도영의 시즌을 여기서 끝내게 한 것은 아주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점진적으로 회복 과정을 밟는다면 내년 시즌 정상 복귀해서 충분히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C씨는 “부상 재발을 걱정해 예전보다 더 정적으로 플레이한다는 건 사실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2~3차례 수술받고도 돌아와 전처럼 뛰는 선수들이 많다. 김도영은 수술을 받은 것도 아닌 데다 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상 재발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부자연스러운 동작이 나오고 그러다가 오히려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전문가의 진단도 다르지 않다. 오재근 한국체육대학 운동관리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서 체계적인 재활이 우선 필요하다. 염증, 통증이 가라앉고 나면 가동범위를 원래대로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왼쪽, 오른쪽은 물론 허벅지 앞뒤쪽을 균형 있게 단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김도영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긴 시간 동안 근력과 관절 가동 범위를 회복해야 하는데 지난한 재활의 과정을 치러내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그럼에도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갖고 자기와의 싸움만 잘해낸다면 아직 젊은 만큼 회복 능력도 빠르고 원래대로 돌아갈 확률도 굉장히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여전히 팽팽하다. 등 돌린 남북은 언제 다시 마주 볼지 기약할 수 없다. 미국은 한국에 ‘동맹의 현대화’를 내걸고 안보 청구서를 줄줄이 내밀고 있다. 한반도 정세는 기로에 서 있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도 시험대에 올라섰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남한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있어 당분간 남북 대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하나 하면 너도 하나를 해야 한다’는 상호주의에서 벗어나자”고 했다. 북한의 호응을 기대할 게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가 먼저 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이를 ‘선제적 조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을 향해선 “임기 때 뭔가 해야 된다는 책임의식, 강박, 성과주의적 생각에서 벗어나길” 조언했다. 결국 긴 호흡으로 국민과 함께 가는 대북정책을 하자는 얘기다.
김 교수는 “주한미군 감축으로 한반도 안보 지형이 대단히 흔들릴 거라고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맞물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해선 “주권의 문제”라며 “당당히 대해야 한다”고 했다. 비무장지대(DMZ)를 동서로 걷고 돌아온 김 교수를 지난 11일 서울 삼청동 북한대학원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20년 공들여 뚫은 남북 혈관 다시 막혀
- DMZ 걷기를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2017년 첫 통일걷기를 주관한 이인영 민주당 의원이 저녁 강의를 해달라고 요청을 했었습니다. 의미가 있는 행사여서 저도 같이 걷다 보니 코로나 때 한번 빼고 매년 참가하게 됐습니다.”
- 올해 걷기 일정은 어떠했습니까.
“매년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27일을 전후해 걷기를 시작합니다. 올해는 7월28일 강원 고성을 출발해 지난 9일 파주 임진각까지 12박13일간 진행됐습니다. DMZ는 155마일, 248㎞죠. 민통선을 들어갔다 나왔고 산도 오르락내리락하니까 전체 거리는 350㎞ 정도 됩니다. 올해는 회의와 세미나 일정으로 서울을 다녀오느라 7일간 187㎞를 걸었네요.”
- 올해는 특히 더워서 힘드셨겠습니다.
“제 딸과 조카, 딸의 친구도 저의 권유로 처음 참가했는데, 그날 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부녀의 연을 끊을 뻔했습니다(웃음). 어쨌든 다 꿋꿋하게 잘 걸었습니다.”
- 특별히 인상 깊거나 애착 가는 곳이 있습니까.
“7번 국도는 동해를 따라가는 동쪽 축선, 1번 국도는 서해를 따라가는 서쪽 축선이잖아요. 경원선은 서울에서 바로 금강산으로 가는데, 남과 북을 연결하는 선이자 동과 서를 연결하는 선입니다. 철원 금강산철교에서 금강산까지 90㎞ 정도인데, 거기에서 길이 끊어져 있습니다. 그 길을 통과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DMZ 155마일 중에 남과 북이 오갈 수 있는 연결 통로는 360m밖에 안 돼요. 경의선에 250m를 뚫어 지뢰를 제거하고 도로와 철도, 통신 라인을 놓았습니다. 동해 쪽에도 100m를 뚫었습니다.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철원 쪽에서 유해 발굴을 위해 10m 뚫려 있어요.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우리가 20년 동안 노력해서 남북 간 피가 통하는 360m의 혈관을 뚫어놓았는데, 북이 다시 막아버렸죠.”
- 김여정 북한 부부장이 7월28일 대남, 이튿날 대미 담화를 연이어 냈습니다.
“남쪽 새 정부도, 미국도 대화하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니 북한도 목소리를 한번 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대남·대미 대화를 하자거나 긍정적 메시지는 아닙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해왔던 것에 대한 정당성을 유지하면서 분명하게 선을 그은 거라고 봅니다. 김여정은 핵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한 정상국가 대우를 북·미 대화의 조건으로 제시하는데 미국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렵죠. 남북관계도 새 전환을 모색하거나 남쪽한테 여지를 줬다기보다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는 인식을 재확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미국 국무부는 지난 8일 김여정 담화에 대해 ‘관심 갖고 주목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트럼프 2기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북한이 9차 당대회 준비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돼 적어도 올해 만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내년은 미국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죠. 북·미 대화가 어떤 형태일지 모르나, 의미 있는 뭔가를 가지고 열릴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대화가 성사되려면 트럼프가 정치적으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시점이어야 하고, 북한은 자신의 체제와 핵 지위를 인정하라는 최소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북·미 대화의 시기와 조건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트럼프의 싱가포르 선언 이행 의지를 언급했지만 김여정은 담화에서 ‘싱가포르·하노이 모델은 폐기됐다’고 선언합니다. 지금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도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아요. 북한은 싱가포르·하노이 회담 때와 달리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라는 전제에서 협상하려고 하기 때문에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교환하기 위해 협상에 나올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지금은 북·미가 서로 대화가 성사되지 않은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는 신경전 같은 거라고 할까요.”
북한의 대화 거부는 전략적 선택
-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군축이나 동결 협상을 제안할까요.
“트럼프는 1기에서 보여줬듯 외교를 쇼나 빅딜을 통해 보여주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본인의 정치적·외교적 성과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확실히 보장되는 조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트럼프는 북한에 핵 군축·동결이라는 예외 조항을 준다면 지금까지 미국이 가져왔던 모든 틀을 다 깨야 돼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는데 미국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
- 이재명 정부가 출범 직후 대북 전단과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북이 남을 적대적 국가로 규정하고 있어 우리가 일방적인 신뢰 회복 조치를 한다고 북한이 바로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감정적 거부가 아니라 전략적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남북관계에서 몇 가지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상호주의입니다. 내가 하나를 하면 너도 하나를 해야 한다, 네가 안 지키면 나도 안 지킨다는 거죠. 9·19 군사합의도 북이 안 지켰으니까 우리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북이 하지 않아도 우리가 하는 것은 자신감으로 받아들여야 해요. 북이 호응하거나 무엇을 할 걸 기대하지 않고 우리가 우리의 평화를 위해 하는 거죠. 대북 전단과 확성기 방송 중단으로 가장 행복했던 사람이 누군가요. 접경지역 주민들이에요. 북한이 호응을 하든 안 하든 간에 우리 국민이 행복하고 안전한 겁니다. 그게 선제적 조치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가 먼저 하면 됩니다. 북한도 반응하잖아요. 우리 스스로 뚜벅뚜벅 평화와 한반도를 위해 자신감을 갖고 선제적 조치를 해나가면 상대방은 멈칫멈칫하고, ‘이게 뭐지’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바뀐 행동을 한다면 결국 새로운 서사가 만들어지는 거죠.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그 서사가 쌓이고 쌓이면 지속 가능한 평화로 갈 수 있는 거죠.”
- 우리가 할 수 있는 다른 선제적 조치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탈상호주의 관점에서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걸 찾는다면 지뢰 제거를 꼽고 싶습니다. 남북 4㎞의 허리띠 중에서 아래쪽을 우리 스스로 푸는 거예요. 한반도 평화의 길은 결국 군축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지뢰 제거가 시작점일 수 있습니다. ‘북은 안 하는데 우리만 해’라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해도 됩니다. 지뢰는 남북관계 차원을 떠나 우리 국민이 위험한 ‘인간 안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북한 주민 접촉을 허용하고 북한 언론·출판·방송을 전면 개방하는 것입니다. 북한 방송 본다고 우리 국민들이 북한화되거나 그쪽을 찬양할 일은 없다고 봐요. 또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분단의 아픔인 국가보안법입니다. 남북관계를 떠나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이재명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를 평가하신다면.
“남북 대화 재개·복원 의지 등 유연한 대북정책 기조와 메시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한·미 동맹 강화에 무게가 실리지만, 남북관계를 병행하려는 의지를 피력하는 건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한·미 동맹과 남북관계의 구조적 충돌을 조정할 전략적 비전과 구체적인 로드맵이 아직은 부재합니다. 대북 메시지가 자율적·독립적이어야 하는데, 한·미 공조의 틀 속에서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또 북한이 주장하는 두 국가론, 핵 노선의 변화에 대한 냉정하고 명확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전략이 나올 수 있어요.”
-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통령은 통일, 남북관계에 대한 책임의식과 강박에서 벗어났으면 합니다. 탈상호주의적 접근이 중요합니다. 내 임기 때 뭔가 해야 된다는 성과주의적 생각에서도 벗어나야 합니다.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남북관계가 가장 안 좋을 때 취임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의 고난의 행군과 그 변화 시기 속에서 햇볕정책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냈듯,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 북한 상황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거기에 맞는 대북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준비 없이 성과에 급급하다 보면 감정이 앞설 수 있고, 실패하게 됩니다. 지금은 정부가 ‘돌파’보다는 ‘관리’를 우선해야 합니다. 군사적 위기 관리와 함께 국제사회에서 우리 목소리의 자율성을 갖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국제사회를 설득하거나 그 여건을 만드는 것이죠. 무엇보다 남남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성과를 내려면 국민이 정부의 대북정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그런 ‘국민주권형 대북정책’이 필요합니다.”
- 북한의 두 국가 선언 후 ‘북한과의 상황 변화를 받아들여 두 국가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 ‘헌법 정신 위배다’라는 의견이 충돌합니다.
“어느 입장이 맞다 틀리다의 문제는 아닙니다. 남북관계는 우리 헌법적 지향점과 현실적 국제관계라는 이중성이 존재합니다. 그 두 개의 균형점을 반영해야겠죠. 통일부 명칭도 바꾸려면 분명한 설득력이 있어야 합니다. 통일이란 가치를 무조건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어요. ‘통일’을 명칭에 남겨두더라도 그 이름 속에 우리의 과정과 전략을 설계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미국이 주한미군의 감축과 전략적 유연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조속한 전작전 전환에는 부정적입니다.
“주한미군 감축, 전작권 환수가 되면 한반도의 안보 지형이 대단히 흔들릴 것이라고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국방력은 세계 5위입니다. 전작권은 우리가 지금 가져와도 전혀 문제가 없고, 특히 주권의 문제입니다. 자신감을 갖고 당당히 대해야 합니다. 전작권 환수와 관련해 ‘조건’을 얘기하는데, 시계를 멈춰놓고 조건을 맞추겠다면 가능하겠지만 조건이 될 때까지라고 한다면 안 하겠다는 거죠. 조건을 평가하는 건 미국인데, 북한의 지속적 군사력 발전에 상응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이유로 조건은 계속 바뀔 수 있어요. 또 미국이 전작권이라는 모자만 우리에게 씌우고 실질적으론 자기가 알아서 하는 모순적 구도를 만들 거면 환수가 의미 없는 거죠.”
외교안보,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정책틀을
- 미국이 강조하는 ‘동맹의 현대화’는 어떻게 보십니까.
“동맹의 현대화는 한반도를 대중국 견제를 위한 역할로 확대시키고, 이를 위해 한국군의 유형적·무형적인 것까지 활용하겠다는 것이죠. 전략적 유연성이 주한미군의 역할에 관련된 문제라면, 동맹 현대화는 그걸 포함해 동맹 국가로서 비용의 분담, 역할의 분담까지 이야기하는 겁니다. 전략적 유연성만 해도 대만 사태뿐 아니라 유엔사의 확장, 한·미·일 군사협력과도 복잡하게 연계돼 있는데 동맹 현대화의 일부일 뿐입니다. 동맹의 현대화는 매우 확장된 개념이죠. 동맹 현대화의 숨은 뜻이 ‘동맹 종속화’ ‘종속 현대화’로 읽힐 수 있어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안보 쓰나미가 올 수 있습니다.”
-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 상황을 ‘그렇다고 트럼프를 거역할 건가’라고 자조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밀실에서 외교안보 문제를 다뤄선 안 되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국민주권형 안보정책의 틀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국민들이 힘을 가지고 있어야 우리 정부도 힘을 가질 수 있고, 미국에 요구하는 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정부가 명쾌한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 오는 25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정세의 전환기에 열리는 대단히 중요한 회담입니다. 트럼프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이 대통령의 실용 간에 충돌이 될 수도, 조율이 될 수도 있죠. 통상 협상이 종결돼 한숨 돌렸다고 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그들의 틀 속에 들어가서 막은 겁니다. 안보 이슈는 그 틀 밖에서 우리가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데,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경찰이 ‘주식 차명거래 의혹’을 받는 이춘석 무소속 국회의원에 대해 본격적으로 강제 수사를 시작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전담수사팀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이 의원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이 의원과 차모 보좌관의 PC 등 자료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앞서 지난 9일에는 이 의원의 전북 익산갑 지역 사무실과 익산 자택 등 주말 사이 총 8곳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차명거래 당시 사용한 계좌가 있는 미래에셋증권 등 금융기관들에 대한 계좌추적도 진행해 거래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과 차 보좌관은 금융실명법 위반 및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로, 이미 출국금지 조치도 내려졌다.
앞서 온라인 매체 더팩트는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의원이 스마트폰을 통해 차 보좌관의 이름으로 된 주식 계좌 거래 창을 보는 모습을 촬영해 지난 5일 보도했다. 차 보좌관은 이 의원이 국회 사무총장이었을 때부터 함께 일한 직원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지난해 재산신고에서 본인과 가족 명의로 소유한 주식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곧바로 차명거래 의혹이 불거졌고 이 의원은 그날 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민주당은 지난 6일 탈당 여부와 상관없이 이 의원을 제명한다고 밝혔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추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기강을 확실하게 잡도록 하겠다”며 사과했다.
이 의원은 당시 인공지능(AI) 관련주인 네이버와 LG씨엔에스 주식 거래창을 보고 있어 이해충돌 의혹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AI 정책을 담당하는 경제2분과장을 맡고 있었다.
경찰은 지난 6일 이 의원 관련 고발이 접수되자 바로 수사에 나섰다. 지난 7일 안용식 금융범죄수사대장을 팀장으로 하고 변호사, 회계사 등 법률·자금 추적 전문인력 등을 포함한 총 25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경찰은 이번 의혹과 별개로 이 의원이 지난해 10월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차 보좌관 명의 계좌로 주식을 거래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찍힌 상황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과 사건 관련인 조사를 마친 후 적절한 시점에 당사자를 소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실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의 고가 주택 매입을 규제하기 위한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시는 해외 사례를 분석해 비거주 외국인의 주택 취득 제한 등을 검토하고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제도 적용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실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의 고가 주택 매입이 시장 왜곡과 내국인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해외 주요국의 규제 방식과 감독 기능을 파악해 시에 적용 가능한 점이 있는지 검토하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내로 제한한 6·27 대책을 시행했지만 외국인은 별다른 규제를 적용받고 있지 않다. 이날 오 시장은 내국인이 역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원칙을 세워 국토부와 협의하라는 취지로 행정2부시장에게 지시했다.
오 시장은 지난 6월에도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이 부동산 시장의 교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며, 국토부에 외국인 토지·주택 구입 관련 대응책을 신속하게 건의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시는 국토부에 외국인 부동산 취득 제한을 위한 ‘상호주의’ 제도 신설 등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을 건의했다. 7월부터는 서울연구원과 협업해 외국인 부동산 보유 현황을 국적·연령·지역별로 분석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현장 점검도 강화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외국인이 취득한 99건을 대상으로 자치구와 합동 점검을 진행해 현재까지 73건의 조사를 마쳤다. 이 중 허가 목적을 지키지 않은 사례 3건(거주 1건, 영업 2건)에 대해선 이행명령을 내렸다.
국세청은 지난 7일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에서 고가 아파트를 편법 취득한 외국인 49명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돌입했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중국 국적이며 약 40%가 한국계인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조사됐다.
이창동 감독(71)의 차기작 <가능한 사랑>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만들어진다. 극장 개봉이 우선 선택지였으나, 투자사를 구하지 못하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행을 택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조차 상업성이라는 잣대 앞에 투자를 받지 못한다는 건, 향후 한국 영화계에 다양한 영화를 기대할 수 없으리라는 걸 암시하는 음울한 징조다.
넷플릭스는 지난 5일 <가능한 사랑> 제작 확정 소식을 알렸다. 극과 극의 삶을 살아온 두 부부의 세계가 얽히며 일상에 균열이 퍼지는 이야기다. 배우 전도연과 설경구, 조인성과 조여정이 각각 부부로 출연한다. 이 감독의 <버닝>(2018) 이후 7년만의 신작 소식이다.
영화는 당초 극장 개봉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국내 투자처를 구하지 못했다. <가능한 사랑>을 비롯해 <버닝> 등 이 감독의 영화를 제작해 온 파인하우스필름의 이준동 대표는 지난 5일 문자로 “(이번 영화는) 작품의 완성도는 높더라도 상업성을 대놓고 밀어붙이는 영화는 아니”라며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은 있었으나, 용기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영화 투자 체력이 거의 바닥이어서 아주 상업적인 장르 영화조차도 투자를 못 받는 시장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가능한 사랑>의 작품성을 높게 본 넷플릭스는 처음부터 투자 제안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시리즈 강자이지만 영화 ‘후발주자’의 꼬리표를 떼지 못한 넷플릭스는 유명 영화 감독을 영입해 오리지널 영화의 작품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2018), 데이빗 핀처 감독의 <맹크>(2020) 등이 대표적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한국의 작가주의 감독에게 오래 전부터 눈독 들여왔던 넷플릭스에게 이창동 감독은 영입 1순위 중 한 명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더 아쉬운 것은 <가능한 사랑>이 영화진흥위원회가 올해 신설한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 다군(제작비 60억원 이상 80억원 미만) 지원 선정작으로 뽑혔음에도, 신청을 자진 취하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투자 조건이 더 좋고, 극장개봉 시 흥행실패 우려가 없는 상황 등이 고려됐을 법 하다. 다만 한국 영화 감독과 제작자들이 영진위의 지원까지 포기하고, 넷플릭스 등으로 달려가는 현상이 더 가속화될 수 있고, 이는 한국영화 시장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화계에는 “올 것이 왔다”는 탄식이 나온다. 감독이 아무리 극장에 대한 애정이 있어도 ‘극장 영화’를 만들기 힘든 상황은 앞으로 ‘관객이 들 만한 상업 영화’가 아니면 제작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 영화 관계자 A씨는 “상업성과 작품성을 고려해 A, B, C, D···,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는 여력이 있는 투자·배급사가 이젠 거의 없다”며 “투자에 대한 판단도 점점 신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영화계 분위기도 많이 변했다. 멀티플렉스 3사가 <옥자> 보이콧에 나설 정도로 넷플릭스 영화를 꺼려했던 영화계에선 “넷플릭스도 하나의 투자처”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OTT로 영화를 소비하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이 됐다. 적어도 극장 개봉 영화가 OTT에 공개되기 전 충분한 유예 기간(홀드백)을 보장하는 등 넷플릭스 차원에서 한국 극장가와의 공생을 고민해달라는 ‘을의 부탁’이 이제는 주류를 이룬다.
오동진 평론가는 “더 이상 영화 산업은 5200만의 내수 시장으로는 감당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해외 공동 제작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되 국내 시장을 유지하려면 장편 극 영화를 대체로 20억원에 제작하는 일본처럼 제작비 단가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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