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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법무법인 [위근우의 리플레이]‘이대남’의 카운터 개념…‘영포티’ 조롱 속엔 극우 포퓰리즘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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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가불이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0회   작성일Date 25-11-2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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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법무법인 하나의 좀비가, 무덤에서 기어 나와 한국 미디어 곳곳을 배회하고 있다. 그 좀비의 이름은 ‘영포티’다. 진보언론 보수언론 가릴 것 없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영포티’가 멸칭으로 유행하는 현상을 전하거나 분석하느라 바쁘고, 최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도 ‘영포티’ 현상에 내재한 세대 갈등을 다루고자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 거의 대부분은 무위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영포티’는 살아있는 개념이 아닌 억지로 살아있는 존재, 좀비이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해 이 좀비는 ‘영포티’로 호명되는 실재하는 인간 군집이 아닌, 텅 빈 기표로서의 ‘영포티’ 개념 그 자체다. 이 개념이 좀비인 이유는 단순한데, 정말로 10년 전에 죽은 언어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10년 전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이 당시 40대가 된 X세대를 겨냥해 만든 이 마케팅 용어는 딱히 해당 세대에서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진 않았지만, 신조어 좋아하는 언론을 통해 자주 회자되었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아재파탈’이라는 개념과 함께 40대 중년 남성들을 과대 미화하는데 동원되며 수요 없는 억지 유행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당연히 중년 남성에게 치명적인 매력을 느끼기는커녕 치명상을 입히고 싶을 때가 더 많은 여성들의 반감을 샀으며 2017년 통계청 블로그에 올라온 ‘지금은 아재 시대, 대세는 영포티(Young Forty)!’라는 글이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화제가 되자 임계치를 넘은 반발과 함께 ‘영포티’라는 개념은 ‘아재파탈’, ‘아재슈머’ 따위의 말들과 함께 사이좋게 땅에 묻혔다. 그걸 굳이 끄집어내서 좀비로 부활시킨 것이 현재 ‘영포티’ 현상이다.
    애초에 자생력이랄 게 별로 없이 미디어의 설레발로 유지되던 개념이 그조차 사라져 파묻혔던 게 거의 10년 전이다. 죽은 개념이 좀비로 부활해 배회한다면, 살아있던 시절의 모습으로 기억하기보다는 좀비를 되살리고 부리는 네크로맨서의 행위와 의도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영포티’ 개념과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10년의 간극을 둔 두 ‘영포티’의 화용론적 맥락 차이를 도식적으로나마 구분해야 하는 건 그래서다. 아주 단순화하면
    10년 전 ‘영포티’
    대상:당시 40대 중년 남성(70년대생)/발화 주체:40대 일부의 자기 호명+언론/유사어:아재파탈/반대말:개저씨/비판 주체:2030 여성
    현재 ‘영포티’
    대상:현재 40대 중년 남성(80년대생)/발화 주체:2030 남초 커뮤니티+언론/유사어:진보 중년/반대말:이대남/비판 주체:2030 남성
    10년 전 ‘영포티’가 젊게 사는 나에 대한 40대 남성의 자화자찬으로 기능하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특히 여성들의 비판을 받았다면, 현재의 ‘영포티’는 40대의 취향 전반과 정치적 지향에 대한 젊은 남성들의 조롱으로 기능한다. 즉 과거의 ‘영포티’가 실제로 중년 남성 라이프스타일에서의 ‘젊은 척’과 자의식을 일부나마 반증해주는 언어인 반면, 지금은 그러한 맥락에서 개념을 분리한 뒤 더는 스스로를 젊다고 말하거나 과시하지 않는(속으로는 어떨지언정) 중년 남성에게 ‘젊은 척’의 혐의를 덧씌우기 위해 사용된다. 그렇기에 현재의 ‘영포티’ 비판은 대부분 허수아비 때리기다. 실제 40대가 젊은 척 꼴값을 떨어 싫은 게 아니라, 그냥 40대에 대해 마음이 안 드는 모든 것을 젊어 보이고 싶은 자의식으로 환원하고 비웃기 위해 이미 10년 전에 죽은 ‘영포티’라는 이름의 책임을 현재의 40대에게 묻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텅 빈 기표로서의 ‘영포티’는 그런 면에서 너무나 편리하다. 전 기획재정부 장관정책보좌관인 조상현 변호사는 매일신문 칼럼에 ‘영포티’의 부정적 특징으로 “김어준을 언론인이라고 믿”고 “여성 인권과 성평등 얘기가 나올 때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며, 청년 세대의 반중 시위를 극우적 행태로 보는 것을 꼽았다. 사전적 의미의 ‘영(young)’과는 아무 연관 없는 사례들이지만, 텅 빈 기표로서의 ‘영포티’는 이 모든 것을 자기 잘난 맛에 사는 40대라는 담론 안에 의미사슬로 연결한다. ‘영포티’ 패션=젊은 척=대학 때 배운 운동권 사상=민주당 지지=진보 정책 지지=(우파) 젊은 남성 무시=기득권=위선.
    때문에 현재의 ‘영포티’ 조롱을 세대갈등으로 읽고 세대 간 소통과 화해, 통합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언론 다수의 해법은 원론적인 온당함과 별개로 현재 사태에 대해서는 대개 헛발질이 될 수밖에 없다. 가령 4050과 2030 사이의 소득 격차와 자산 격차를 통해 2030의 윗세대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이야기하는 건 유의미하지만, 그것을 ‘영포티’ 현상의 원인이자 40대의 책임으로 규정하는 순간 그 박탈감과 분노가 왜 하필 ‘영포티’라는 기표로 소급하는지에 대한 담론적 분석은 갈피를 잃는다. 문화연구자 김내훈은 ‘위선’이란 낱말이 보수언론을 통해 진보진영을 겨냥한 담론공세에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다룬 논문 ‘비어 있는 기표를 활용한 담론공세의 정치학’에서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이 공통적으로 ‘진보진영의 위선에 분노하는 사람들’로 ‘청년’을 호명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청년들이 한국 정치와 사회에 가지는 불만과 분노는 매우 다양하고 다질적”임에도 “이것을 모두 ‘위선’ 기표에 넣으면 출력되는 것은 ‘위선은 나쁘다’라는 명제와 ‘꼰대에 대한 분노’뿐”이라는 것을 지적했다. ‘영포티’ 담론 역시 비슷하다. 2030 청년들이 느끼는 불만의 다양성과 정치적 가능성이 ‘영포티’라는 필터를 거치며 보수 기득권과 체제의 문제는 쏙 빠진 세대갈등만 앙상하게 남는다. 공식적으론 10년 전에 죽고, 자생력을 잃고 인터넷에 떠돌던 ‘밈’으로서의 ‘영포티’를 현재에 가까운 형태로 공론장에 올려놓은 게 지난해 조선일보 기사인 건 우연이 아니다. 진보 지지층으로서의 4050 세대를 ‘영포티’로 호명한 이 기사의 제목은 ‘누릴 거 다 누리고 깨어있는 척… ’진보 중년‘을 아십니까’다.
    앞서 좀비로서의 ‘영포티’ 개념의 배회를 좀비를 되살린 네크로맨서의 행위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 음습한 부활은 우경화된 남초 커뮤니티와 보수언론의 합작품이다. 이 협업이 지난 12.3 내란과 대선 국면에서 제기된 일부 20대 남성의 극우화에 대한 우려와 비판 이후 벌어진 것 역시 우연이 아니다. 말하자면 현재의 ‘영포티’는 ‘우경화된 이대남’ 개념에 대한 카운터로서 급조된 개념이다. 내란 이후 민주주의의 훼손과 차별주의에 대한 비판의 무게를 감당하기보단 진보 기득권의 위선과 독선이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회피하고 왜곡하는 전략. 즉 ‘영포티’ 개념은 실제로 정치·경제 기득권의 구조 변동에 대한 구체적 요구라기보다는 극우 포퓰리즘의 정당화 담론에 가깝다. 이런 담론 공세에 대다수 언론이 부화뇌동하는 중에 거의 유일하게 ‘영포티’ 현상을 가차 없이 비판한 언론학자 정준희의 <시사IN> 칼럼은 “‘스윗남’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여성주의로부터도 거리를 두고 (중략) 온라인에서 손가락질하는 젊은이들을 이해해주면서,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을 탓하는 진정한 서티·포티·피프티·식스티 등등이 되려”하는 이들도 ‘영포티’ 혐오에 동참한다고 지적한다. 어른다운 어른,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되는 건 당연히 좋은 일이다. 하지만 4050 중년 남성을 향해 온당하게 제기될 수 있는 다양한 정치적 요구가 ‘영포티’라는 조롱으로 소급할 때, 기성세대가 진짜로 져야 할 사회적 책임은 휘발되고 ‘영포티’로 분류되지 않기 위한 눈치 게임만 남는다. 여기 어디 어른의 역할이 있나.
    다시 말하지만, 중년 남성들이 잘하고 있어서 ‘영포티’ 개념이 부당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영포티’ 담론은 진보 중년을 비난해서 잘못인 게 아니라, 그러한 갈등이 유의미하게 부딪히고 조절될 수 있는 정치의 영역을 삭제해서 잘못이고 퇴행인 것이다. 10년 전, 중년들에게 어느 정도 자기 만족적으로 사용되던 ‘영포티’를 무덤에 파묻은 게 젊은 여성들의 ‘개저씨’ 담론이라는 건 지금 다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의 ‘영포티’ 담론에서도 젊은 여성에게 추근대는 중년 남성을 ‘스윗 영포티’로 호명하고 비웃지만, 그럼에도 바로 그 젊은 여성의 주체성을 위한 여성주의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여성주의에 친화적인 중년 남성의 위선만을 공격한다. 이처럼 대상에 대한 부정적 정념을 편의적으로 담아내고 정렬하는 데만 특화된 텅 빈 기표로서의 ‘영포티’의 한계에 반해, ‘개저씨’는 중년 남성의 세대 및 젠더 권력과 그에 반비례하는 성인지감수성을 정확히 타격하고 변화를 요청하는 언어였다. 삶에 맞닿은 그 생생함과 비교해 좀비처럼 억지로 되살린 ‘영포티’란 얼마나 허약하고 허구적인 개념인가. 그럼에도 부화뇌동하며 이 현상에 뭔가 의미가 있지 않은지 계속해서 기웃대는 미디어를 또 다른 네크로맨서 일당으로 보지 않을 이유를 나는 잘 모르겠다.
    고전 설화에서 귀신은 대개 사무치는 원한이나 억울한 사정이 있어 사람을 찾아온다. 이승에서 풀지 못한 응어리를 누군가가 대신 처리해주기를 바라면서. 이때 귀신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말을 하러 온다. 그러나 말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나타나기 위해서, 누군가의 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찾아오는 귀신도 있다.
    임솔아의 단편소설 ‘사랑보다 조금 더 짙은 얼굴’(문학동네 2025년 가을호)의 귀신이 바로 그런 귀신이다. 첫 만남은 이랬다. 고시원에 살던 무더운 한여름밤, 문득 추운 공기가 느껴져 잠에서 깨자 침대 옆에 귀신이 서 있었던 것. 금세 사라졌지만 귀신은 종종 새로운 생김새로 모습만 바꾸어 다시 나타나곤 한다. 어떨 때는 긴 머리카락을 묶고서, 어떨 때는 늙은 노인으로, 어떨 때는 작은 꼬마로. 하지만 화자는 언제 보아도 그가 귀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때로는 헷갈리기도 하고, 때로는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연인과 함께 자는 침대에 나란히 앉거나 잠들기도 할 만큼 귀신은 어느새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다.
    그러고 보면 사람과 귀신의 관계에는 이상한 데가 있다. 고인의 영혼을 불러들이는 초혼 의식을 제외한다면 귀신을 만나고 싶어서 만나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귀신을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맞닥뜨린다. 만남의 시간, 장소, 방식, 내용을 정하는 쪽은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다. 그렇다면 이렇게도 말해볼 수 있을까. 내가 앞서서 인식하고 접근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대가 먼저 다가오고 말을 걸고 멀어지는 관계. 내가 원한다고 해서 요구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 그저 기다리거나 받아들여야 하는 관계. 그러므로 귀신은 내 안에 있으면서도 내 밖에 있는 존재이다.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나와 연루되어 있는 존재. 그런 모순이 사람과 귀신의 사이에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의 화자는 이 수동적인 상태를 겁내지도 답답해하지도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마치 그 상태가 편안하고 좋아서 머무르고 싶은 것처럼. 왜일까. 어쩌면 인간관계와는 달리 만남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수단, 이를테면 목소리를 내어 대화를 하고, 서로의 상태와 기분을 체크하고, 자신을 설명하는 것조차 필요하지 않기 때문일까. 이렇게 누군가가 존재만으로 다가온다면,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그저 나타나기만 한다면, 다시 말해 내부로부터 무언가를 끌어내야 하는 능동성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불가피하고 통제불가능한 것을 묵묵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고, 그리워도 부를 수 없지만, 찾아오면 맞아주어야 하고, 사라지면 보내주어야 하는 관계. 만약 이런 것이 관계라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언젠가는 떠나간다고 해서, 너무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가르쳐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긴 시간이 흘러 할머니가 된 화자는 평생을 함께했던 연인 윤미의 장례를 치르고 오랜만에 귀신을 다시 마주한다. 칫솔꽂이에 있는 연인의 칫솔이나 잠이 안 오면 바꾸곤 했던 베개를 보며 빈자리를 느끼는 순간 나타난 귀신은 떠나버린 연인을 대신한다기보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를 부드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타인은 그 사람이 거기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지만, 귀신은 내가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함께 걷고 잠들고 서로를 돌보았던 시간이 사라져도, 멀리서 밝게 빛나는 야광 버섯처럼 빈약하고 희미한 것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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